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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사람들

카슈가르의 미래 규지브와.............[내가 만난 사람들②]


 
내가 카슈가르를 갔을때는 햇살이 제법 따가운 2009년 6월 이었다.

카슈가르 지역 대부분은 보리수확이 한창이었으며, 보리짚 실은
마차를 끌고 가는 당나귀가 자주 눈에 띄엿다.

카라코람을 가기위한 전초기지 겸 카슈가르 구시가지 관광도
할겸 우리는 카슈가르에 숙박지를 정해 놓고 인근을 어슬렁거렸다.

따가운 햇살과 양고기에 질려 우리는 좀더 색다른 음식을 먹기위해교외로 짚차를 달렸다.

카슈가르에서 그리 멀지 않은 한적한 시골마을에 도착했으며
동네전체에 심어져 있는 백양나무(포플라나무?)가  참 아름다웠다.

식당앞으로 흐르는 조그만 관개수로에 혼자 물장난을 치며 앉아
있는 소녀를 발견하곤 모두가 카메라로 손이 갔다.

이슬람 문화가 배인 독특한 모자를 쓰고 물장난을 치며 혼자노니고
있는 모습이 참 아름다워 보였으며, 평화롭기 그지 없었다.

우리를 의식하지 않는 듯 했지만 살짜기 다가가 포커싱을 할때
살짝히 웃어 주는 센스~

이 소녀의 이름은 규지브와였다.(위구르어는 너무어려워^^)

식사주문을 해놓고 우리는 계속 마을 골목길에서 어슬렁거리며 노닥거리고 있었다.

조금 지나자 이 소녀가 친구와 동생들을 데리고와서 우리들을 구경하러 왔다.(구경은 우리가 하러 갔는데 우리가 구경 당해버렸다.)

애들이라서 그런지 유독 디지털카메라에 관심이 참 많았다. 눈 빛만 봐도 카메라를 만져보고 싶어 한다는 걸 알수 있었다.

같이간 길벗이 디지털 카메라를 내어주자 와~달려들어 만지고, 누르고.....너무 신이 나 있었다.

물론 제일 고참격인 이 소녀가 가장 많이 만지작 거리는 권세를 누렸다.

만지작 거리더니만 곧바로 우리를 향해 샷을 날린다. 우리가 찍힌 것이다. 제법 구도가 좋은 사진이 모니터에 나타나자 동네애들 모두가 신이나서

골목이 시끌시끌 해졌다.

이 소녀의 아버지가 나와서 카메라를 돌려주라고 손짓 해서야 조금 잠잠해졌다.

이 소녀의 아버지가 다시 집으로 들어가자 다시 카메라를 빌려들고 자기 동생들, 친구들을 빡빡 찍어 주었다.

그러면서 나와는 마주보며 서로 샸을 나렸다. 나는 너를, 너는 나를 서로 찍었다.

이방인들에게 호감을 주고, 새로운 기술에 호감을 갖고, 맑은 얼굴을 하고 있는 이들을 보면서 카슈가르의 미래는 밝을 것이라 확신하며 동네를 떠났다.


         우리는 마주보며  서로를 담는다. 2009.6월 카슈가르에서  규지브와/그의 동생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