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가 만난 사람들

영원한 색소포니스트(SAXOPHONIST)..............[내가 만난 사람들③]


색소폰을 진정 사랑한 사람........이정민 선생님



        I 스포라노 색소폰으로 나의 감성을 찢어 놓는다.I 청담동에서  2004년 LEICA R6.2 + SUMMILUX 50mm



  이시대에 숨어 있는 진정한 색소폰니스트  이정민 선생님

  인터넷 발달로 인터넷동호회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던 2000년대 초반

  대학로에 갔다가 우연히 마로니에 공원에서 아마추어 동호회원들의 색소폰 연주모습을 보고 색소폰에 대한 사랑이 싹텄다.

  (그전에 고등학교때 밴드부에 입단하려고 했으나 공부방해된다고 펄쩍 뛰는 부모님의 반대로 꿈을 이루지 못했지만
   내내 트럼펫에 대한 잠재적인 욕망을 감추고 살면서 색소폰을 몇 번 만져본 정도였다)

  내가 아는 사람이란곤 없는 서울로 올라와 직장생활을 하면서 주말을  쉬어본적이 거의 없지만 그나마 잠시 짬이 날때면
 
  청담동으로 달려가 색소폰 연주를 듣곤 했다. 자그만 음악실이지만 색소폰에 열정을 가진 많은 어르신들이 정말 열심히

  연주에 빠져계신걸 보고 느낀것이 많았다.

  음악은 어릴때 해야만 된다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었으나 여기서 "나도 늦은 것이 아니구나 !"라며 희망을 가졌다.

  선생님께 사사를 받을 수 있었으나 바쁜 직장생활으로 인해 발걸음이 멀어져 갔고, 더구나 워낙 음악에 재주가 없다는 것을

  스스로 잘알고 있는 나였기에 이래저래 발걸음이 뚝 끊기고 몇년이 지나버렸다.
 
  그후 나는 그 전부터 간간히 해왔던 사진활동으로 돌아서 버렸고 색소폰은 내머리에서 기억조차 지워져 버렸다.

 얼마 전에 음반을 내었다는 소식을 듣고 청담동에 가서 선생님을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색소폰도 만져볼 수 있었고

 잠깐이나마 연주소리를 들을 수 있어 좋았다.

 


 그 당시에 나는 선생님의 지도방식에 불만이 많았고 내가 원하는 것을 가르쳐 달라고자주 떼를 쓰곤 했다.

 (내가 원했던것은 교육방식은 6개월 과정이 지나면 노래 1곡 연주 할 정도의 커리큐럼이었다)

"나는 그렇게는 안 가르킨다, 그렇게 배우고 싶으면 다른 곳을 알아보라" 매정하게 말하던 선생님/

지도방식에 있어 주관이 아주 뚜렷하신 분!


<세월이 많이 지났지만 그 지도 철학은 아직도 머리속에 생생하다.>
 - 색소폰은 LONG TONE 연습에서 시작해서 LONG TONE 연습으로 끝난다.
 - 피스를 무는 입모양이 완전히 완성될때 까지는 절대 노래를 연주해서는 안됀다(노래를 연주하면 입모양 근육이 망가진다)

   "입모양이 형성되는데 약 2~3년 정도 연습이 필요하므로 그 동안은 LONG TONE과 스케일 연습만 해야한다." 이 말에 나는 
    돌아 버릴 지경이었다.  1년정도 쓸쩍해서 노래 몇곡 연주해보고픈 나로서는 미칠 지경이었다. 그러나 그 지도 철학은
    완고했으며,  간혹 자리에 안계실때 연주곡 살짝 불다 들키면 혼쭐을 내곤했다.



나는 선생님으로부터 색소폰음악을 배운게 아니라 참선을 배운것 같다.

처음 교육을 받을때 나보고 "소리가 원형이 아니고 찌그러져 보인다"고 강한 질타를 했다.

나는 음이 어떻게 보이는지 이해를 못했지만 1년정도 지나니고 나니 음이 동그란지, 찌그러졌는지, 타원형인지가 어슴프레

보이기 시작했다.(마음의 눈으로)

조그만 쪽방에서 몇시간 롱톤을 하기위해 1.5리퍼 물병을 2개씩이나 마셔가며, 항문에 쥐가 날 정도로 아랫배에에 힘을 주어가며
연습했던 그 시절이 그립기도 하다.

항문이 오그라 들정도로 대장에서 짜올리는 바람로써   "동그랗게 직선적이며 똑같은 굵기의 음"을 끝없이 만들어 내려고 혼신을 다하는 것은 나에게 음악연습이 아니라 " 참선"이었다.

그러데 희얀한 것이 노래를 연주하고 싶어 색소폰을 잡았지만, 세월이 갈수록 노래연주는 하고 싶지 않고 LONG TONE이 더 좋아진다는 것이다. 그 이름조차 듣기 싫었던 LONG TONE이....

몇 년을 사사받으면서 나는 딱 한곡의 연주만 허락받았다. 연말 파티에 각자가 연주발표할 곡을 지정해준 그 곡에 한해서....

워낙 재주가 부족하여 능력의 한계에서 허덕일때 나는 정신없이 바쁜곳으로 인사발령을 받았다.

그것으로 색소폰과의 인연은 끝이 났으며, 애지중지 했던 색소폰 SELMAR(made in france)는 카메라 렌즈를 구입하기 위해 팔려
 
나가야만 했고,
나는 노래한곡 제대로 연주 못해보고 "LONG TONE,SCALE " 로 참선만 하다 끝이 났다.

지금은 CD-PLAYER로 선생님 음반을 들으며 그 시절의 뜨거웠던 열정을 떠올리고, 함께 연습했던 선배님들을 그리워 해 본다.



함께 했던 모든 분들이 즐음하시고 진정한 색소포니스트로 대성하시길 기원합니다. 홧~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