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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Travel)/경주남산

경주 남산을 찾아서(2)


칠불암을 뒤로 하고 삼릉쪽으로 넘어가기 위해서 오른 바위길은 미끄럽기 그지없다.

이끼도 습기도 없는데 미끌리는 이유를 찾아보니 마사토가 바위에 많이 뿌려져 있다. 바람에 날려온 것인지 사람들에 의해 조금씩

날려온것인지?

나무에 가린 부분은 아직 조금 어두운 감이 있었다. 바위 뒷편으로 돌아갈때는 후레시를 다시 켰다.

아슬아슬하게 바위에 붙어 잠시올라 가니 땀이 흘러나 추위를 막아준다. 두뺨을 파내는 듯한 매서운 추위는 허파속이 시원해지는

즐거움을 가져다 주기도 한다.  길을 몰라 이리저리 대충올라 가니 갑자기 큰바위가 나타면서 길이 뚝 끊겨버린다.

자세히 보니 길은 아니지만 바위뒤로 돌아간 흔적이 많이 묻어나 있어 많은 등산객이 이리로 지나갔음을 알수 있다.

바위를 잡으면서 큰 바위뒤로 돌아가자 갑자기 앞이 확트이며 저 넓은 평야가 나타나며, 산능선들도 발아래 굽어 보이는 구나!

저멀리 토함산이 보이고 아침해는 벌써 제법 많이 솟아 올라 해살이 제법 따스함을 전해온다.

바위를 들여다 보는 순간 이럴수가!!!!!!!!!

진한 감동의 전율이 순간적으로 내 온몸에 퍼져온다. 나는 천년의 미소를 간직해온 돌부처님과 처음으로 만났다.



여기가 바로 보물 제199호로 지정된 신선암마애석불이 자리잡은 곳이다.

포근하고 단아한 모습에 마음이 빼앗기며 한땀 한땀 정으로 쪼아 새기는 석공의 정성과 그 마음을 조금이나 짐작하려 눈을 감는다.

천년의 세월이 넘는 시간동안 사바세계의 중생들의 삶을 지켜보며 때론 흐뭇함과 때론 한 없는 마음의 고통을 격었으리라.

바위와 부처님의 얼굴, 신체에 끼인 이끼만큼이나 가슴에 많은 고통의 찌거기가 쌓였으니라 ...신라의 흥망성쇠, 전쟁과 흉년으로

인한 중생들의 고달픔...수 많은 아픔을 겉으로 나타내지 않고 꿋꿋히 천년을 넘게 사바세계를 지켜온 부처님이시여......

포근하고 평안한 미소를 보여주기에 중생들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열심히 살아갈 수 있나이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  경주 남산을 오르며 신선암에서 잠시 시간여행에 빠져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