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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Travel)/LADAKH

인도 라다크여행 ⑦ 헤미스 곰파(HEMIS GOMPA) 가는길


헤미스 곰파를 찾아서....
                                             
헤미스 곰파를 가기위해서 레(LEH)에서 인더스 강을 따라 마날리 방향으로 1시간 30분 정도를 달려가야 한다.

이틀전 타그랑라를 넘어 룸체, 웁시를 지나 인더스 강을 따라 레(leh)로 빨려들어 오면서 감동에 젖었던 그길을 거꾸로 되돌아 가면 헤미스 지역에 도달한다.

그기서 인더스강을 건너 황량한 검붉은 히말라야 산맥속으로 깊숙히 빨려 들어가면 헤미스(HEMIS) 곰파에 도착할 수 있다.





 
햇살 때문인지 짚차는 허덕거리고 창문안쪽으로  쏟아지는 햇살에 살갖이 다 익을 지경이다.

헤미스 지방에 도달하자 흙탕물이 인더스 강을 차지하며 유유히 흘러가고 있고, 발길이 많은 지역인지 트러스 교량으로 짚차가 다닐수 있도록

길이 만들어져 있다

저멀리 내다보이는 히말라야 산맥은 유난히 검붉으면서 주름이 많이 잡혀져 있다. 공룡의 등뼈처럼 휘어진 산맥사이로 군데 군데 박힌 흰눈은

지금이 겨울인지, 여름인지 헷갈리게 하는구나!  가장 깊은 바다의 속살이 태양의 손길을  가장 그리워하였을까?  지각변동때 제일 먼저 뛰어

올라 맨꼭대기에 자리잡고 있구나!

너도 나처럼 황량한 산맥을 그리워 하였더냐? 무엇이 너를 이다지도 먼 히말라야로 오게 유혹하였는지 ................

구름 한점 없이 눈이 시리도록 푸른 하늘은 뒤죽박죽인 나의 골속을 깨끗이 청소해준다.  이 황량함을 찾아 얼마나 먼길을 달려왔던가?

도대체 왜 이다지도 황량한 검붉은 산맥에 매력이 끌리는 것 일까 "나"라는 동물은 도대체 알 수가 없구나

때론 먼지를 날리며, 때론 아스팔트 위로 달려가면서 간간히 보이는 짙은 밤색 옷을 입은 라다키들을 볼때면 나도 모르게 줄레를 날려보낸다.

황량하고 뜨거운 열기의 대지위를  묵묵히 혼자 걸어가는 라다키의 뒷 모습에서  나는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일까?

외로움? 사랑? 방랑? 죽음? 돈? 명예?...............................

이 귀 찮은 것 들 보다 내가 가장 원하는 것은 아마  「내 영혼의 자유」  일 것이다.




검붉은 황량한 산맥에서 뿜어대는 복사열은 아지랭이로 변하여 시야를 유혹하고, 자신의 본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필름에 강한 데미지를 

남겨 기어이  필름의 해상도를 떨어 뜨리고야 마는 구나.....

암갈색 흙더미 사이로 살짝 엿보이는 녹색은 꽃 보다 아름답고, 간간히 보이는 라다키를 볼때면  히말라야의 보석이 아닐까라는 착각에 빠진다.

푸른하늘, 검붉은 토양, 빙하 녹은 물이 만들어 놓은 이곳만의 황량한 아름다움에 취해가며 나는 서서히 라다크에 중독되어 간다.

아마 영원히 치유할 수 없다는 두려움도 없다. 오히려 깊이 중독되기를 내심 바라는지도 모른다.

이글거리는 태양을 머리꼭대기에 이고서 우리는 옅은 녹색의 냄새를 맡아가며  헤미스를 찾아 산맥속으로 빨려들어 간다.



한참을 갔을까? 푸른색이 나의 동공을 확대시키며 눈의 피로를 풀어준다.

뜨거운 열기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오직 자신만의 생명을 가꾸어 가는 들풀 한포기 한포기에서도 생명의 간절함이 느껴진다.

푸른색을 띠는 잡초 한뿌리, 한뿌리가 이다지도 반갑단 말인고? 이 황량한 라닥은 나에게 뿔한포기에도 소중함이 간직되어 있음을 깨우쳐 준다.

반가운 녹색 그리고 그 주변으로 보이는 보리밭 들이 이곳에 라다키들의 민가가 있음을 짐작케 한다.

" 그런데 왜 갑자기 영화 "삼사라"가 생각나는 걸까?"

나더러 헤미스에서 뼈를 묻어 보란 뜻인가? 라다키 주민들과 어울려 살다가 이곳에서 도를 터득하란 뜻인가.......

어쨋던 더이상 올라갈 수 없는 막힘길이 나타났을 때  검붉은  산맥을 배경으로 흰색 곰파가 다소곳이 누워 있음을 보았다.

여기가 헤미스 곰파다.





       Hemis, Leh-Ladakh, INDIA
     august,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