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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Travel)/LADAKH

인도 라다크여행⑤ 레(leh)에서 바람에 흙을 날리다.


짚차가 고장난 장소는 "마날리~레"의 중간 지점을 조금 벗어난 곳이므로 구조차가 오려면 10시간 가까이 걸린다고 하니 차라리

고장난 차를 수리해서 가기로 했다.


쟈키를 꺼내어 앞차축을 들고 부러진 부분에 대해 응급조치를 했으나 빨리 달리진 못하고 거북이마냥 기어 가야만 한다고 한다.

그래도 그나마 다행이다. 아예 퍼져서 꼼짝 달싹 못하는 불상사는 면했기에 우리는 타그랑라를 향해 출발할 수 있었다.

갈수록 심해지는 두통  그리고 더위, 먼지로 인해 기진맥진 했지만 저멀리 타그랑라(Tanglangla)가 보이기에 저기만 넘으면 저지대로
 
내려가기 때문에 고산증이 사라질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갖고 기운을 추스려 본다.

결국 우리는 구불 구불, 아슬아슬한 비포장길을 2시간 가까이 달려 타그랑라(Tanglangla)에 도착한다.

" YOU HAVE REACHED TANGLANG-LA " 라는 반가운 문구가 도로중앙에서 우리를 반긴다.

아무리 컨디션이 좋지 않지만 공기는 마셔봐야 하지 않겠느냐며 차에서 내렸으나 강한 바람과 두통으로 인해 비틀비틀 거렸다.

해발 5,360m 의 고지대는 그리 쉽게 우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모두들 손이 머리에 가있고 빨리내려 가자고 보채기 시작한다.


    I 타그랑라에서 바라본 히말라야 산맥들 I

  
  
    I 타그랑라 정상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덤프운전자 들 I YOU HAVE REACHED TANGLANG-LA I

    I 우리가 달려온 길을 뒤 돌아 본다. 휴~~우 I



두개골이 깨질 것 같은 통증에서 벗어나기 위해 담배 한개피를 피워보고 운전기사와 잠시 노닥거리기도 한다. 그리고 우리가 달려온

길을 뒤돌아 보고, 우리가 가야할 길을 내려다 보며 스스로 자신감과 오만함에 잠시 취해 보기도 한다.

나도 두통에 고통스러웠고, 길벗 2명은 고통을 이겨내려 두눈을 꼭 감은채 짚차안에 늘어져 버렸기에 우리는 정상을 빨리 벗어나려

운전기사에게 하산을 보챈다.

무조건 아래로만 도망가기를 몇 시간/ 우리는 점심시간이 제법 지난 오후 3시쯤 라다크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웁시(UPSHI)에 도착 했다.

우선 배를 채울수 있어 좋고  레(LEH)까지 가는길이 순탄하다는 말에 더욱 좋다.

조그만 구멍가게집에 들러 싱거운 라면 한그릇에 푸석푸석한 밥알맹이 몇개를 먹고 잠시 휴식을 취한다.

양지바른 햇살에 잠이 살짝 올려는데 현지 꼬마놈들이 카메라를 만지작 거리는 바램에 잠이 도망가버린다.



  I 웁시에서 만난 동네 아이들...강한 포스가 느켜진다. I


점심을 먹고 모두들 잠시나마 개인휴식을 취해본다.

다들 컨디션이 좀 살아나는 모양이다. 간간히 웃음소리가 들리는 걸 보니....

웁시에서 1시간 가량 가자 이제 아스팔트길이 우리를 맞이한다. 정말 레(leh)가 멀지 않았다는 것을 느낄수 있다.

주위에 나타나는 산맥과 들판은 사람들이 농사를 지어며 살수 있는 지형이었다.

도로는 서서히 인더스강을 만나기 시작하더니 계속 나란히  나아 간다. 인더스강의 흙탕물 주변에 펼쳐진 녹색을 보는 순간 속이

시원해진다.

검붉은 흙산만 내내 바라보다 녹색들판, 녹색나무, 강을 보니 너무 너무 반갑구나!!

짚차는 미끄러 지듯 레(LEH)로 빨려들어간다.

히말라야 산맥들의 봉우리는 금빛으로 물들고 저물어 가는 햇살은 기운을 잃은 채 들판에 힘없이 퍼져있다.

도로주변으로 간간히 나타나는 라다키들, 당나귀들, 우마들.......이 곳이 레(leh)구나!

가슴 깊숙한 곳에서 감격의  파동이 힘차게 퍼져오는 것을 나는 억누를 수가 없구나!

이 히말라야의 척박한 땅을 얼마나 동경해 왔으며, 얼마나 밟아보고 싶어 했던가! 

차창밖으로 힘껏 외쳐 본다 "쥬레~이(JULLEY)"

꼬박 이틀동안 히말라야를 넘어와서야 도착한 레(leh)!  해발 4,700~5,300m의 고개를 3개씩이나 넘으며 두통과 먼지에 시달린 끝에

도착했기에 더더욱 감격스러웠다. 땅에 입이라도 맞추고 싶지만 점잖하게 한움큼의 흙을 잡아 바람에 날려보내며 인사를 나눈다.

레(Leh)!  우리의 만남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레(Leh) 중심지에 있는 호텔에 짐을 푼다음 저녁을 먹고 일찍 잠자리에 든다.

내일부터 펼쳐질  "레(Leh)"에서의 즐거운 여행을 꿈꾸면서.......

                                                                                                                                               >>>>>>>>>>>>>>> [6편으로 계속]




넘어온 히말라야를 정리해보며....

마날리에서 레(LEH)까지 거리는 약 470km로써 수치상으로 서울~부산까지 거리보다 조금 멀다.

그러나 구불구불,울퉁불퉁하고 좁은 비포장 도로를 달려 히말라야 산맥을 오르락 내리락 거리며 넘어야 하기에 24시간 정도의

긴 시간이 소요될 수 밖에 없으며, 더구나 중간지점에 숙박을 해야 하므로 1일이 더 필요하다.

더구나,해발 4,700~5,360m에 이르는 고개가 3개씩이나 버티고 있어 고산증을 이겨낼수 있는 체력과 무한한 인내를 필요로 한다.

비행기를 타지 않으면 예외 없이 누구나 힘든 여정을 거치면서 머리에 쌓인 찌거기를 쏟아내어만  라닥(Ladakh)은 출입을 허락한

다. 그렇기에 Leh-LADAKH에 발을 딪는 기쁨과 감격은 더 클 것이다.

                            

                                  I 마날리~레 구간의 노선과 지점별 고도현황 I







  Upshi ladakh, INDIA
  August,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