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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Travel)/LADAKH

인도 라다크여행 (21) 알치(ALCHI)에서 모든 것을 묻고싶다.

리키르를 떠나 이제 라다크의 오지마을로 발길을 돌린다.

항상 나와 함께 하는 검붉은 황량한 산맥들은 삶의 가치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와 얼마나 허무한 것인지를 번갈아 뇌리속에

간헐적으로 요동치게한다.

깊은 계곡에 자리잡은 손바닥만한 텃밭에 밀수확을 하는 라다키 가족들이 힘들어 보이면서도 평화로워 보이기까지 하도다.

몽롱한 꿈속인냥 실낱같은 흙탕물을 건너 천국의 문턱에 다다른다.



알치마을 입구에서 숨을 가다듬고 호기심에 가득찬 심장을 누르며 마을로 들어간다.

밀탈곡을 하는 라다키 가족들이 눈에 띤다.  마을중앙으로 먼지를 날리며 들어오는 이방인들의 짚차를 보고 호기심어린 눈길로

우리 일행을 맞아준다. 퇴약볕을 피해 살구나무가 많은 여관에 짐을 풀고 나니 배가 고파져 온다.

길벗들과 함께 마을 식당을 찾아 스프링롤로 허기를 때우고 식당 마당에 떨어진 노란 살구도 주워먹어본다.

이제 나만의 시간을 가져볼까 싶어 카메라 가방을 메고 마을을 어슬렁 거려본다. 

이동네에서 유명한 알치곰파로 간다.



그루터기를 한포기 한포기 살짝살짝 밟으면서 들판을 가로질러가면서 알치곰파를 바라본다.

마을의 소중한 친구들인 양들이 사이좋게 풀을 뜯고 있구나. 간혹 이방인을 바라보곤 뒷걸도 치다가 살짝 다가도 오면서

나에게 관심을 가져다 주는 너희들이 좋다.

히말라야 산맥을 바라보며 에세멘솔 1개피를 입에물고 진하게 빨아본다. 인더스강을 바라보며 저들이 흘러가는 곳으로 하염없이

흘러만 가고 싶다.

이 황량한 히말라야속에 영원히 잠든 라다키들의 영혼들과 대화를 나누고 싶어진다.

저 멀리 히말라야은 왜이다지도 나의 가슴을 뭉클거리게 하는 걸까. 내 가슴이 너무 건조하여 히말라야를 닮아 가는 걸까?

한없이 그립기도 하고 한없이 안타깝기도 한 응어리진 심정을 인더스강에 흘러보내고 싶다.

조용한 알치마을!

나는 이곳이 좋다.

나의 지친 영혼을 이곳에 놓아주고 싶다.



 
  Alchi, leh-ladakh, INDIA
   August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