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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흔적/사진글

나만의 카메라를 수제작하다 / biogon 53mm 6x9 Format

2011.6월부터 나만의 카메라를 수제작하기 위하여 정보수집에 들어갔다.

가장 고민거리였던 것이 화각이었다.  몇mm렌즈의 화각을 채용할 것인가에 대한 결론은 참 어려웠다.

렌즈가 붙박이이기에 교환이 불가하다. 그러므로 항상 뇌리에 몇 미리화각이 최적일 것인가라는 고민이 가득차 있었다.

결론은 28mm화각 가장 아름답고 좋은 사진을 갖져다 줄것이라는 믿음이 신앙처럼 굳어져만 갔다.

그러나, biogon 53mm렌즈는 6x9포멧에 정착할 경우 35포멧의 22~23mm(화각 약 89도) 정도일 것이라는 어림짐작에 다다랐다.

내가 마음에 찍어둔 28mm화각 보다 훨씬 넓은 화각이라 카메라 수제작을 할까 말까에 정신이 혼란스러워졌다.

렌즈비용, 수제작 비용, 그리고 기타부품 등을 감당하기도 빠듯한데 화각마저 썩 마음이 내키지 않은 것이 무던히도 나를 괴롭혔다.

정신적인 스트렌스에 시달리다 못해 일단은 저지러자는 결심을 하고 biogon 53mm를 구하기 위해

남대문, 충무로 카메라 가게를 다 뒤지고 다녔고, 인터넷 장터를 매일 기웃거리기도 하였다.

각고의 노력끝에  7월중순쯤 렌즈를 구할수 있었다. 많은 비용이 들어갔지만 그래도 렌즈상태가 마음에 들었다.

카메라 제작하시는 장인 곁에서 지켜보며 구경도 하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제작될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기도 하고...

듀라리움을 깍고, 타렌즈 헬리코이드 변형시키고, 렌즈를 6x9포멧에 맞게 제작하고, 초점거리 맞추고.......

그리고 도색.....마지막으로 made by k.h.w을 각인함으로써 카메라 제작을 완료하였다. 2개월 남짓 고생한 보람이었다.

카메라 준공식 및 인수식 겸 충무로 식당에서 삼겹살을 구워먹으면서 카메라와 사진에 대하여 밤늦게 까지 열띠게 얘기하였다.

나는 화각이 너무 넓어 약간의 실망감이 있었고, 장인은 화각이 아주 적정하다고 격려해 주었다.

명필은 붓을 나무라지 않는다고 한다. 나도 카메라 화각이 좀 넓더라도 차차 적응해가면서 광각에 빠져갈 것 같다.

그 동안 듀라리움 덩어리를 깍아서 만든 장인의 노고와 입에 침을 고이면서 기다린 나의 간절함이 그 날 저녘 소주 몇잔에 녹아서

서로의 마음을 달래주었다.

나는 "좋은 사진을 찍어서 노고에 보답하겠다"고 장인에게 약속을 드렸다.

이제 내 가슴의 감성을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필름에 담아가야 할 것이다.

그동안 수고많이 하셨습니다. 김사장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