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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Travel)/kham

동티벳/캄지역 여행 ⑨ 티베트를 코앞에 두고 아쉬움에 땅을 치다.

우리의 짚차는 해자산을 뒤로 하고 또 길을 떠난다.

저지대로 내려갈수록  매서운 바람은 차차 사라지고, 따가운 햇살이 졸음을 몰고 온다. 잠시 졸다보니 양지바른 곳에 자리잡은 조그

마한 마을에 도착한다. 아늑해 보이며 돌로 쌓아 만든 전통가옥들이 눈에 들어온다.

가던 길을 멈추고 잠시 휴식을 취하며 주민들에게 길을 물어 본다.



다시 짚차를 타고 굽이굽이 산길을 따라 달려간다. 점심때가 조금 지났을 무렵 빠탕의 조그만한 마을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마을 청년들과 잠시 인사를 나누고 닭백숙으로 피로와 허기를 풀어준다. 토종닭 백숙맛이 아주 일품이다.

여기서 한국과 서울에 대해 매우 호의적인 여자 안과의사를 만나 이지역과 칸츠지역에 대한 어느 정도의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지금 여행을 마치고 칸츠로 돌아가서 병원일을 하다다가 언젠가 서울을 여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서로 좋은 여행 많이 할 것을 덕담으로 건내며 인연의 끈을 놓는다.




금사강 대협곡을 따라서

닭백숙으로 점심을 때워서인지 포만감이 밀려온다. 날씨 또한 따갑기 그지 없다.

짚차는 티베트로 들어갈수 있는 검문소쪽으로 미끄러지듯 달려간다. 창가에 보이는 캄지역의 밭에는 칭거가 잘 익어 가고 있다.

아마 풍년인 것 같구나.

계곡의 강줄기를 따라 1시간을 조금 못갔을때 쯤  강이 점점 넓어지면서 흙탕물로 철렁되는 본류에 합류된다.
 
바로 금사강[金沙江,진사강 ] 이로다. 우리가 멈춘 이 지역의 명칭은 주바롱(竹巴) 이라고 한다.

이 다리를 건너면  티베트[시짱,Tibet(Xizang), 西區] 땅이로다. 수 년전부터 나를 열병에 들게한 티베트~

그러나 출입이 허가되지 않는다. 중국정부의 외국인 티베트 출입금지 정책 때문이라이고 한다.출렁대는 금사강위로 놓여진 볼품

없는 콘크리트 교량만 넘으면 티베트땅을 밟을 수 있고, 그기서 쭉 하루종일만 달려가면 라사/시가체로 갈수 있건만....


        
        I 흙탕물이 출렁되는 금사강은 그 깊이를 알려주지 않는다. 저 다리를 건너면 티베트땅을 밟을 수 있으련만..........
        이 지역사람들은 오토바이 타고 쉽게 왔다 갔다 하고 있지만 우리에겐 동경이 땅이 되어버린다. I


여기서 발길을 돌릴수 밖에 없는 것이 분하고도 원통하도다. 서울로 돌아가 밥벌이 하다보면 티베트땅을 밟을 기회가 너무나 어렵

다는 것을 예견할 수 있기에 너무나 안타까워 창자가 꼬일지경이다.

우리가 위치한 캄지역(사천성 일대)에서 티베트로 가는 육로는 금사강을 넘어야 하기에 아무리 잔머리를 굴려봐도 검문소를 통과

하지 않고서 티베트로 들어갈 방법이 없도다.

검문소에 내려서 길벗들과 담배 몇대를 피우고 금사강을 따라서 대리쪽으로 갈 여정을 체크해본다. 우선 숙박지를 빠탕으로 정하고

금사강을 따라 내려가기로 한다. 그러면서 우측으로 보이는 티베트땅을 쳐다만 보기로 한다.

도로가에 안전시설이 없어 짚차가 조금이라도 미끄러지면  데굴데굴 굴러 떨어져 금사강의 흙탕물에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릴

것이다. 지나가는 차량도 사람도 없기에 사고가 있었는지 조차 묻히며 조용히 실종처리 될 것이다.

오지여행을 탐하는 여행자는 언제 어디서든지 죽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된다는  생각이 금사강 대협곡을 따라 내려오는 내내

나의 뇌리에
새겨진다.

 I 초가을 맑은 하늘아래  단잠을 자고 있는 티베트 농촌의 모습이 너무나 평화로워 보인다.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