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삶의흔적/사진글

설날은 내마음의 동심일뿐............




首丘初心이라 했던가?

무엇이 그리도 간절하게 우리의 발걸음을 고향으로 돌리게 한단 말인가

며칠전에 내린 눈으로 아직 멀리 바라보이는 산 구석구석에는 흰색이 박혀있다.

살살한 날씨에도 아침 일찍 서울역으로 향하는 사람들의 발걸음은 가볍기만 하다.

아무리 불황기라 하여도, 객지 생활에 찌들였다 할지라도 오늘만큼은 모두가 즐겁기만 할 뿐이다.

고향에 가는 날이기 때문일 것이다.

저 많은 사람들 모두에겐 동네어귀까지 마중나와서 기다려줄 사람들이 있을까?

"추운 바람에도 얇은 잠바차림으로 동네어귀에서 기다리고 계시는 아버님의 모습이 눈에 아른거린다."

"지나가는 버스불빛 하나하나를 살펴가면서 서울서 내려오는 자식들을 애타게 찾는 눈빛이 먼 환영처럼 아른거린다."

서울역사로 들어오는 KTX의 기적소리에 놀라며 순간적으로 꿈속에서 깨어나 현실로 돌아온다.

아마도 나는 잠시 10년전의 모습으로 잠시 돌아갔다기 보단 내 스스로  내 바램을 그려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간절한 내 바램을 상상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냉담할 뿐...이제는 동네어귀에서 기다리는 사람은 없다.

양지바른 소나무 숲사이에 자리잡은 자그만한 무덤만이 쓸쓸히 나를 반길 것이다.

KTX 차창가를 바라보면서 병마에 시달리시던 선친의 모습을 지우려 무척이나 애쓰본다.

고향!  뒷동산! 동네개울가!

내가 지구별에 도착하여 성장기를 보낸곳이기에 영원이 기억에 지울수 없을 것이다.

물질문명이 엄습해오면서 많이 편리해진 반면에 소중한  많은 것 들을 잃어버린 듯하여 가슴이 따갑다.

하염없는 안타까움속에도 시간은  유유히 흘러가고 어느새 나는 동대구역에 도착했다.

이제 버스로 갈아타고 천천히 시간여행으로 빠져 들어갈 것이다...낡은 오막살이 고향집에 도착할때 까지.........


                                                                                                           - 경인년 설날을 맞아 고향으로 가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