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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Travel)/LADAKH

인도 라닥여행② 마날리에서 워밍업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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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날리를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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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리에서 저녁에 마나리행 우등버스(볼보)를 타고 잠시 눈을 붙인다. 5시간 마다 휴식을 한다는 기사의 말에 힘든 길임을 직감한다..(개략 18시간 정도 소요)

...................간다....마날리로, 그리고........라닥으로..................

어두운 밤길을 달리는 버스에는 현지인들과 세계 각국에서 온 여행자들이 썩여서 깊이 잠들어 있다. 간혹 휴게실에서 소변을 보고

담배 한개피를 피웠다.

아침에 눈을 떴으
나 버스는 아직 마날리에 도착하지 못하고 이름 모를 마을에 정차하여 현지인들을 내려주고 있다.

 l버스는 현지인들을 내려주기 위해 이마을 저마을  정차한다


오전 9시가 넘어서 마날리에 도착하여 숙소에 짐을 풀었다.  숙소 정문에 자리잡은 간이 구멍가게는저렴한 가격(한끼에 약 50루피)

으로 식사( 짜파티, 파란타, 난, 짜이, 사브지 등)를 제공했다.

주인 아주머니가 인심이 후하고 그 아들 게슙도 예의바르고 성실한 학생이다고  느낀다.

  (나는 이 아주머니를 "게슙마더"라 불렀다)

l 내가 묵었던 숙소앞 간이식 가게앞에서l



올드마날리를 헤메이다 찾아간 카페 "LAZY DOG"! 제법 운치가 있고 손님이 많고 분위기도 사뭇 좋은 편이었다.

유럽인으로 보이는 젊은 처녀들이 교대로 돌려가면서 뭔가를 빨고 연기를 내뱉는 걸 보고 보고 신기하게 구경하는 데 눈이 마주

치자 한대 하라고 권하는 제스츄어를 했다.

나는 아편피는 줄 알고 뒤로 물러나면서 사양했는데 같이 간 사람들로부터 물담배란 걸 알고는 한대 피워보지 못한 아쉬움이 들었

던 카페~~

모퉁이에 조용히 피어 있는 꽃을 어루만져 보며 음식이 나오길 기다린다.

l 올드마날리 카페 LAZY DOG 에서l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계곡으로 산책을 나선다. 계곡 구석구석까지 초라한 민가들이 숲속에 숨어 연기를 피우고 있다. 냄비를

올리고 입으로 불을 불고 있는 파키스탄인과 만나 잠시 인사를 인사를 나누고  더욱더 계곡 깊숙히 들어간다. 간간히 작업인부들

이 모래를 부대에 담아 산으로 나르고 있는 모습이 보일 뿐 고요에 잠겨 있다.

중턱에서 만난 이름 모를 누렁이는 나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산속까지 내 주위를 맴돈다. 아마 친구가 없어 심심한간 보다.
 
돌아가라고 손으로 손짓을 해도 가다가 다시 오고 하면서 아침 내내 나를 졸졸 따라 다닌다.

나의 숙소 앞까지 와서야 더 이상 따라오지 않고 멍멍 크게 짓고 쳐다만 볼뿐이다. 이제 이별의 시간이 왔나보다. 고개를 떨구고
 
조용히 왔던 길을 돌아가는 누렁강아지/ 보고 싶다.

l 아침준비를 하는 네팔인l 올드마날리 계곡에서l


올드마날리만 맴도니 따분하여 오토릭샤를 타고 뉴마날리로 가본다....신발이 깨끗하지만 닦으라고 졸졸 따라 다니는 녀석이

귀여워 OK 사인을 줬다.

눈가에 빛나는 희열....즐겁게 흙을 터는 녀석...3분도 채 걸리지도 않았다

20루피를 달라고 해서 흔쾌이 줬더니 이녀적이 나를 봉으로 알았는지 같이 온 친구들도 소개해달라고 떼를 쓴다. 짜~~식~

l 신발을 떠는 소년/나는 모른척 바가지를 쓰주었다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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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쉬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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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마날리를 지나 바쉬시로 이동을 해본다. 자연온천으로 유명하다는 말만 들었는데 실제로 유황물에 손발을 씻으니 황냄새가 지독

했다(계란 썩은 냄새 비슷함)

이 곳의 유황물은 인도에서도 알아준다고 하니 오늘은 호사를 누리나 보다.

온천옆에 마련된 가옥엔 수도자들이 몇명씩 모여 도를 닦고 있는 것 같다. 나와 한참을 눈싸움을 하고 어설픈 영어로 대화를

나누었는데 자세히는 못 알아들었지만 대충 골자는 내가 비범한 사람이란 거 같다. 욕인지 칭찬인지?

l 나를 노려보는 눈빛에 엄청난 포스를 느켰다. M6+summicron 50mm l



바쉬시의 명물 자연폭포를 가기위해 마을을 가로질러간다.

아담한 가옥에 돌지붕 옆으로 핀 꽃들이 발길을 사로잡는다. 갈길은 바쁜데....

l 아름다운 장미l 바쉬시에서l



바쉬시의 폭포앞에서 양치기를 만나 이런저런 제스츄어 인사를 건네고 물맛도 본다. 저멀리 마날리쪽을 바라도 보고 우리가 가야

할 먼 산맥을 쳐다본다.(저산을 우측으로 돌아가야 라닥으로 간다)



함께 간 길벗들과 뉴마날리로 돌아와서 식사를 하고 티벳곰파를 가기위해 혼자서 길을 나섰다.

마니차를 돌리며 기도하는 사람들이 간간히 눈에 띌뿐 한적하고 조용한 사찰이다.

옴마니반메훔 주문을 외는 현지인들이 삼삼오오 기도를 하고, 스님들은 분주히 청소를 하고 있다.

나도 마니차를 돌리면서 고향에 홀로계신 노모의 만수무강을 기원했다. 병약한 심신으로 멀리 이국땅에 와서 인지 오늘따라 고향

에 계신 노모가 그립기만 하다.

 l 마니차를 돌리면서 무엇을 염원할까? l 간절히 바란다는 것은 힘든 고통이 따른다 l



   tibet temple l 뉴마날리에서 l



이제 마날리를 떠날 때가 되었다. 올드마날리에 빛이 점점 약해지며 강물 물소리가 크게 들린다.

며칠째 나를 볼때 마다 사진찍어라고 제스츄어를 취하던 코브라 아저씨들을 다리에서 만났다.

제법 친해졌는지 인사도 나눈다. 자기들 맘대로 코브라를 풀고 음악 소리를 낸다.

이제 다음 기회로 미룰 수도 없어 가격을 흥정하고 몇 컷 찍어 본다. 나 덕분에 지나가는 사람들은 공짜로 구경할 수 있었다.
 
이런 걸 보시라고 하나?

돈을 너무 밝혀 좀 짜증나지만 사진찍는데 나름대로 많이 협조 해주는 것 같아 그나마 기분은  나쁘지 않다. 내일 일찍 이번 여행의

목적지인 라닥으로 가기위해 충전이 필요하다.

l
마날리에서 마지막 일정은 코브라춤이다

 
                                                                                                                                


    Vashisht, Manali, INDIA
    August,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