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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예술

다완찾아 삼만리

<다완 찾아 삼만리>

커피를 못 마시는 체질 때문에 학창시절부터 티백을 종이컵에 우려내어 마시며 살아왔다

서울에 직장을 잡은후 상경하고 부터는 월급을 타서 내가 싸고 싶은 것을 살 수 있었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조금이나마 할 수 있었다.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죽도록 일해서 벌어들인 작은 월급으로....)

 

차를 좀 품위있고 맛있게 마시기 위하여, 티백은 이제 이별하고 보성 및 하동녹차잎를 구입하면서 점점 등급이 높은 세작, 작설을 마시다 결국 우전까지 도달하였다.

최고의 녹차라는 우전을 마시면서도 뭔가 허전함이 살짝 드는 것은 내가 좋아하는 폼생 폼사가 부족해서 인 것 같았다.

그래서 폼을 좀 잡기위해 인사동을 누비며 다기세트를 장만하여 차를 마시기 시작한지 어언 20년이 다되어간다.

“다도”라는데도 관심을 살짝 가지면서 부터, 타고난 지병인 지름신이 발작하기 시작하여 “다완” 이란 놈에게 관심이 쏠리고 말았다. 해서는 아니 될 일을 또 하고 만것이다 이것이 내 팔자로다

 

멋진 다완을 구하고자 인사동을 찾아 헤이기도 하고 도예전시장을 없이 왔다 갔다 해봤지만 마음에 드는 다완을 결국 구하지 못하면서

인터넷상으로 옛날 작품들 구경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특히, 임진왜란때 진주 등 경상도 지방에서 왜적들이 약탈해 갔다는 일본의 이도다완이 맘에 쏘옥 들었지만 그림에 떡이었으며, 비슷한 것이라도 구해 볼려고 이리저리 알아보니, 작고하신 도예가 신** 선생이 비슷하게 재연했다는 글들이 인터넷에 있었으나 어차피 진품이 아닌 이상 나에게는 별의미가 없었으므로

다완구입은 포기하고 살아왔었는데..............................인생 참 묘하다.~~

 

물건이란것도 인연이 있는 걸까?

 

금년초에  우연히 맘에 쏘옥 드는 다완을 볼 수 있었다. 인사동 도예전시장에서 ......

가격에 제법 부담스러웠지만, 장작가마에서 구워낸 작품이라 색감이 아주 맘에 들었고 실용성도 뛰어났다. 수 천년 동안 조상들이 지켜왔던 정형화된 다완 형태에 창의성과 현대적 감각을 살짝 불어넣어 형태가 더욱 아름답다.

(나중에 알았지만 가마는 장작가마중 보기힘든 "망댕이가마"에서 구워냈다는 걸 알았음)

 

내 눈에는 오히려 일본인들이 국보로 여긴다는 “이도다완”보다 색감이 훨씬 아름답고 디자인도 심오하다.(순전히 내 생각 ㅋ)

또한 지름신이 나를 응원해주니 힘이 나서 화~악 질러버렸다. 어짜피 지르지 않으면 병이 나서 데굴데굴 구를 것이 뻔 하기에....

 

이 아름다운 다완에 녹차, 보이차, 국화차 ... 등등을 담아서 마셔보니 더 맛있는거 같고, 기분이 up-UP 되는 것 같다.

 

역시 좋은 잔에 좋은 차 / 이것이 다도의 정수로다.

 


 

 <나의 다완>---다완을 구하고자 마음먹은지  20년만에 구입함. (망댕이 가마에서 불로 그림을 그린 작품)

 

* 나의 도자기에 대한 아주 집착된 소신은

 

 "도자기의 생명은 색감과 형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이며, 유약은 반드시 천연유약 이어야한다.

 

그러지 않으면 도자기가 아니라 구운흙에 불과하다."